MB 짬짬이 의혹4…피해는 리솜리조트 수분양자만

(팝콘뉴스=박종우 기자)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이 리솜리조트 신상수 전 회장에게 비상식적인 부실 대출을 내줘 생긴 피해를 리솜리조트 수분양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처지에 놓였다.


농협ㆍ리솜리조트 짬짜미 의혹


농협은 리솜리조트에 지난 2005년부터 10년간 1649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대출해줬고 특히 농협중앙회 최원병 전 회장이 실무진의 반대에도 2011년부터 4년간 총 1천억 원 규모의 대출을 지시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돼 수사 중에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에 지대한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최 전 회장의 연루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채 측근들만 구속되면서 최 전 회장의 조사는 지난 2015년 일단락됐다.

농협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충남 태안 안면도의 ‘리솜오션캐슬’에 분양수입금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430억 원을 대출해줬지만 리솜리조트는 대출금 대부분을 상환하지 않고 충북 제천에 ‘리솜포레스트’를 세운다는 명목으로 리솜오션캐슬을 담보해 추가 대출을 요청했다.

리솜오션캐슬은 수분양자가 선순위 채권자이고 추가 담보 대출요청 당시 90% 이상 분양이 완료된 상태여서 담보가치가 거의 없었지만 농협은 대출을 추가로 진행했다.

2005년부터 농협이 이렇게 리솜리조트에 내준 대출금은 모두 1649억 원에 달하지만 지금까지 상환된 금액은 232억 원에 불과해 1417억 원의 대출금이 미수금으로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솜리조트는 지난 2010년 이후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최 전 회장의 개입이 의심되는 2011년 1천억 원 규모의 대출 이후에도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전년 871.0%에서 1337.9%로 솟구쳤고, 2012년부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자본 전액이 잠식된 상태이다.

금융권의정상적인 대출 패턴과 비교했을 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대출을 주고받은 농협과 리솜리조트는 결국 수사 대상에 올랐고, 검찰은 2015년 7월 농협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수사 과정에서 최 전 회장을 비롯한 농협 고위층이 리솜리조트 대출 부당성을 인지하고도 묵인했으며 내부 감사를 무시했다는 정황이 들어나면서 해당자에게 출국금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지만 이들은 제외된 채 신상수 전 리솜리조트 회장만이 처벌 받았다.


부실 대출 내준 농협이 피해자?


이 과정에서 신 전 회장은 농협으로부터 650억 원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고, 농협은 피해자로 둔갑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농협 관계자는 “대출심사는 중앙회와 무관하게 은행의 협의체 의결로 결정되고 리솜리조트의 대출은 정당한 대출이었다”고 사기 혹은 부실 대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정당한 대출이었다고 주장한 만큼 농협은 대출금 회수에도 자신감을 보였지만, 원금 1388억 원은 물론 이자조차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천 리솜포레스트는 연 25여억 원의 대출금 이자 상환뿐 아니라 직원 급여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등 자금 사정이 매우 안 좋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고가의 회원권을 분양받은 회원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검찰 수사 이후 농협은 한때 리솜리조트 기업개선작업을 실시해 자산매각이나 분양수입금 등으로 대출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2012년 20억 원이던 영업 손실은 2015년 504억 원까지 증가해 결국 청산을 택했다.

농협은 지난 2월 대전지방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법원이 회생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올해 4월부터 회생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법원은 리솜리조트 경영권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으로 채무를 변제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삼일회계법인이 매각주간사로 선정돼이달 말까지 인수조건을 제안받아 가격이 부합할 경우 공고전 인수희망자를 선정해 매각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고친 농협, 피해 전가 후 손 털기


문제는 M&A로 매각하기 위해 부채를 탕감하는 과정에서 회원권 금액을 최대 절반 감자하기로 한 것이다.

법원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리솜리조트 부채는 총 5552억 원으로 농협 대출 1512억 원과 회원권 3665억 원이다.

삼일은 매각을 위해 부채를 줄이는 방편으로 회원권 금액 30~50%를 감자해 1883억 원의 부채 감소 효과를 누리겠다는 심산이다.

회원제 회원권 금액을 50% 축소한 뒤 공유제 회원권으로 전환하는 방안과 회원권 이용일수를 기존 30일에서 15일로 줄이는 내용 등이 언급되고 있다.

회원권에 손댈 경우 리솜리조트로선 자본잠식에서 벗어나 M&A가 가능한 상태가 되지만 M&A 성사 시 농협의 대출금을 상환하고 담보해지를 한다는 계획이 있어 농협의 방만 경영에 따른 부실 대출로 인한 피해를 수분양자들이 온전히 끌어안게 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농협은 “회원권 금액과 권리의 축소를 통한 M&A를 진행하는 것은 농협과 무관하게 법원 주관이기 때문에 알 수 없고, 보상안 마련도 생각할 필요 없다”고 전했다.


NH농협은행 사기ㆍ부실 대출 상습범?


한편,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2008년 당시 210억 규모 해외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기사건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지인이 연루돼 농협과 금융당국이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 리솜리조트도 같은 맥락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당시 부실대출 담당자가 대출건을 확인하고자 캐나다로 현지 출장을 가려고 했지만, 윗선이 막아서 못 갔고, 자비로 가려고 했지만 그것도 막아서 손해를 보고 항공편 예약을 취소했으며, (농협은)감사도 실시하지 않았다”며 “2007년부터 2016년 3월까지 (최원병 전 회장이)농협 회장으로 재임했는데 이는 우연의 일치인지 이번 사기대출 사건의 은폐기간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일각에서는 농협이 리솜리조트뿐만 아니라 상습적, 조직적으로 사기대출을 종용한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직간접적으로 부실 대출을 이끈 최 전 회장은 지난 4월 농협중앙회로부터 5억7600만 원의 퇴임공로금을 챙겼고, 여기에 농협중앙회 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농민신문에서 받은 퇴직금 5억4200만 원을 더해 퇴직금만 11억1800만 원을 챙겨 리솜리조트 수분양자들과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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