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악화로 인한 희망퇴직과 간부 몰카 사건에도 묵묵부답

(팝콘뉴스=나소리 기자)현대라이프가 희망퇴직으로 깊어진 노사간 갈등의 골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간부가 여자 화장실과 여직원 책상 밑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18일 현대라이프 A과장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과장은 예약을 핑계로 회식 장소인 식당에 먼저 도착해 미리 여자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으며 지난 6월부터 수차례 회식과 워크숍, 세미나 자리에서도 여자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건의 전모는 “예약 손님 가운데 한 명이 화장실에 오래 있었다”는 식당 종업원의 신고로 밝혀지게 됐다.

A과장이 동료 여직원 책상 밑에도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되자 일부 여직원들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이에 따라 경찰은 관련 영상 유출 여부를 포함해 고소 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조사 결과 A과장은 “성적 호기심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사건이 터진 이후 회사측에 희망퇴직을 신청했지만 현대라이프는 일벌백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A과장의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현대라이프는 최근 실적 악화로 대규모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과 관련해 극심한 노사 갈등을 빚고 있다.

현대라이프는 2012년 현대차그룹이 당시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현대라이프 제로’라는 상품으로 주목받았으나 이내 지속적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년간 쌓인 누적적자는 현재 약 2200억 원으로 현대차그룹이 해외투자 유치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4200억 원을 들이고 대만 푸본생명이 2015년 현대라이프 지분 48.6%를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참여했지만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모습이다.

결국 현대라이프는 지난 3일 긴박한 경영사정을 감안해 노조에게 ‘회사 생존을 위한 자구방안 마련 노사 협의’를 요청했고 협의 절차를 통해 무급휴직과 임금, 복리후생 축소 방안 등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한 협상을 제안했다.

반면 현대라이프 노조는 “사실상 정리해고이며 인위적 해고를 감행한다면 임원진 퇴진 운동까지 불사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전달했다.

현대라이프는 앞서 전체 임직원 450명 가운데 3차에 걸친 희망퇴직을 통해 156명을 떠나 보냈으며 46명을 대기발령자로 구분했다.

이에 앞서 1차 희망퇴직 이후 노조는 지난 1일세종시 공정위 앞에서 “회사가 전체 인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원을 구조조정 했고 인력감축 목표를 채우기 위해 희망퇴직 미신청 인원 28명의 조합원에게 대기발령을 내렸다”며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는 내용의 성명서를발표했었다.

이처럼 노조와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현대라이프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기 위한 노조와의 만남을 반복하고 있지만 명확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라이프 입장을 듣고자 현대라이프 관계자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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