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포인트 쥔 사람의 비겁한 침묵

▲최혜인 기자 ©팝콘뉴스

(팝콘뉴스=최혜인 기자)지난해부터 불거진 여배우 A씨에 대한 배우 조덕제씨의 성추행 논란이 현장을 직접 목도한 장훈 감독의 침묵으로 인해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 씨는 지난 2015년 영화 촬영 도중 상대 여배우의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을 넣는 등의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달 13일 유죄를 선고 받았다.

여배우 A씨는 재판 결과를 반기며 A4 네 쪽에 이르는 입장문을 통해 “연기를 빙자한 추행이 영화계 관행이란 이름으로 옹호돼선 안 되며 이번 사건이 영화계 폭력을 수면 위로 올라오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조 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장훈 감독의 지시로 연기했을 뿐 20년간 일한 배우가 수많은 스태프들 앞에서 일시적으로 흥분하는 일은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상고장을 제출해 해당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문제는 이 두 명의 일을 모두 알고 있는 장훈 감독이 침묵을 지키며 중립 아닌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공개된 메이킹 영상에 따르면 장훈 감독은 조덕제에게 ‘미친놈처럼’, ‘사육하는 것처럼’ 등을 주문했는데 장훈 감독은 “메이킹 필름은 악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며 이 영화는 예술영화다”라고 호소했다.

또 “자신이 침묵을 지키는 이유는 한 명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이기에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여러 분야에서 성추행 파문이 일어나는 가운데, 성추행 유무 판단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모든 상황을 아는 사람의 정확한 증언이다.

메이킹 필름은 조작된 상황이지만 자세한 상황은 말할 수 없다는 모순적인 행위에서 벗어나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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