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대리점 소장 1천여 명 고객 여행경비 먹튀

(팝콘뉴스=나소리 기자기자)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의 한 대리점이 고객의 여행 경비를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허술한 예약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하나투어 판매대리점에서 근무하던 소장 A씨가 고객들을 상대로 여행 경비를 횡령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이번 횡령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만 약 1천 명, 피해액은 1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3일 하나투어는 문자를 통해 “최근 일산에 있는 판매대리점인 행복여행의 고객 여행경비 횡령 사건이 발생했으며 현재 해당 사고를 인지하고 비상 대응팀을 구성해 피해 고객의 상황을 파악 중에 있다”고 전하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나투어는 출발이 임박한 고객부터 순차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여행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대응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으나 상담원과의 연결조차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며 고객들의 불만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객이 직접 여행상품 예약사실 확인서류와 여행 경비 입금내역 등 증빙서류를 준비한 뒤 상담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를 접수해야 하는 절차가 다소 피해 고객을 배려하지 못한 처사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 누리꾼은 하나투어가 내세운 피해보상 절차를 꼬집으며 “원래 여행사가 고객에게 연락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하나투어라는 이름을 믿고 계약한 것인데 너무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고질적인 하나투어의 예약ㆍ관리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여행사 예약시스템은 통상적으로 대리점주를 통해 모집하며 각 여행사별로 본사 명의 입금계좌는 두고 있지만 각 대리점별 계좌나 개인 계좌로 입금하는 경우도 상당수이기 때문에 이 같은 횡령 사건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하나투어는 앞서 지난 7월 해킹을 당해 수십만 명에 달하는 회원 정보가 대거 유출되면서 지난 10년간 회원 정보 보안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는 등 시스템 관리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횡령사건 진행상황에 대해 “A씨를 관할경찰서에 횡령죄로 고소 접수했으며 피해고객들을 찾아뵙고 사실내역을 확인한 뒤 보상 혹은 진행여부 등을 체크하고 있다”며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상담원 연결이 어렵고 고객이 서류를 모두 준비해야 한다는 대응 방법에 대한 지적에는 “A씨가 잠적해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고객 명단이나 입금내역 등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며 “전화대응팀도 따로 구성해 고객을 대응하고 있으나 인력대비 전화량이 많아 순차적으로 처리 중”이라고 답했다.

또 예약ㆍ관리시스템 미비 논란에 대해서는 “대리점들이 본사 혹은 개인 명의로 입금을 받는 상황을 없애기 위해 계좌 이름을 하나투어로 일괄 변경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