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45개국 출간, 5백만 부 초대형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최신작

(팝콘뉴스=이강우 기자)

전 세계 45개국에서 출간하여 5백만 부 이상 판매된 초대형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하라리(Yuval Noah Harari,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가 신간 '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로 돌아왔다.

▲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저, 2017년 5월 ⓒ김영사

호모 데우스(Homo Deus)의 호모(Homo)는 사람 속을 뜻하는 학명이며, 데우스(Deus)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신(god)이라는 뜻이다. 즉, 호모 데우스는 '신이 된 인간'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주요 키워드를 간명하게 보여주는 말이라고 하겠다.

신에게는 불멸과 창조의 능력이 있다. 이카로스의 날개를 단 인류는 태양을 향해 신의 영역으로 한 발 더 내딛고 싶어 한다.

유발 하라리는 우리가 지난 시기 인류를 괴롭히던 '기아, 역병, 전쟁'을 보기 좋게 진압하고, 이제껏 신의 영역이라 여겨지던 '불멸, 행복, 신성'의 영역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한다.

그 속도는 너무 빠르고, 그 물결은 거세서 개인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진지하게 '그래서 무엇을 인간이라고 할 것인지, 어디까지 타협하고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지' 논의해야 할 갈림길에 다다랐다.

길어야 80년을 살았던 우리는 진화의 속도를 체감할 수 없었다.

그동안의 역사에서 생물학이든, 사회학이든 진화는 우리 한 생으로 가늠할 수 없는 속도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미래에는 우리가 그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비유기체와 결합하거나, 알약 한 알만 먹으면 갑자기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다면 누가 "나는 외부 유기체와 결합하지도 않고, 이 약도 먹지 않겠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혹 약을 먹지 않았다 해도 나 이외의 모든 사람들이 그 약을 먹고 스스로 능력을 놀랍도록 향상시킨다면 나만 도태될 것이 분명하다.

뇌를 자극하거나 물질을 투입하여 내가 마음을 조정하거나 조절할 수 있다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또 자칫 외부에 있는 거대 세력이 내 마음까지 조종하게 되지 않을까? '호모 데우스'는 인류의 지난 발자취를 거울삼아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저자의 말투는 조심스럽고 때때로 유머러스하지만, 초인간의 도래와 인본주의의 퇴색, 데이터교의 지배 등 그 예견은 섬뜩하고 논쟁적이다.

저자는 한반도만큼 기술의 약속과 위험을 잘 보여주는 장소는 없다고 한다. 지난 몇십 년 동안 남북한 사람들은 같은 기술을 이용해 남과 북에 완전히 다른 사회를 창조했다.

근본적으로 다른 이 두 사회의 접점은 세계에서 가장 폭발적인 균열지대 중 하나이다. 한반도는 언제라도 핵전쟁이 터질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이런 상황은 기술이 우리 종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또한 인공지능의 부상으로 남북한 사이의 문화적 격차가 벌어지면 통일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인공지능은 남한 사람들의 문화와 심리까지 바꿔놓을 것이고, 북한 사람들이 비슷한 혁명을 겪지 않을 경우 두 집단 사이의 격차는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류는 지금 전례 없는 기술의 힘에 접근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다가올 몇십 년 동안 우리는 유전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 또는 지옥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현명한 선택이 가져올 혜택은 어마어마한 반면, 현명하지 못한 결정의 대가는 인류 전체를 소멸에 이르게 할 것이다. 현명한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호모 데우스'는 7만 년의 역사를 거쳐 마침내 지구를 정복한 인류가 이제 무엇을 추구하며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이야기한다.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담은 책이기에, 어떤 책보다 과학적인 근거와 철학적 고찰을 바탕으로 한 설득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중심을 잃을 때 자칫 과장이나 허구로 읽히기 쉽다.

'호모 데우스'에서 저자는 '가능한 미래'를 거시적 역사의 관점에서 다룬다.

큰 궤적을 따라가는 방식은 전작 '사피엔스'에 이어 '호모 데우스'에서도 계속된다. '사피엔스'로 입증했듯, 하라리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며 편집의 힘을 아는 영리한 작가다.

'호모 데우스'는 과연 속편의 한계를 넘어설까? 적어도 흥행에서는 그럴 것 같다. 무엇보다 '사피엔스'를 어느 성공한 영장류의 일대기라 하면, '호모 데우스'는 자기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 있어 자신의 미래가 궁금하지 않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며, 자신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도 침착할 수 있는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이기에 '호모 데우스'의 열기는 이번에도 우리 사회에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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