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이진은 자유기고가)

詩를 쓰는 이진은(1966년 출생)은 386세대부터 시작해 앞의 숫자를 4와 5로 바꾸며 지내 온 '그때 386세대'의 산증인이다. 그는 수자원개발 관련 설계를 하며 짬짬이 詩를 쓰고 있다. <편집자 주>


비오는 창가 날리는 빗방울 사이로
낯설지 않은 기억이 시간의 흔적처럼
떠올랐다

잊혀지면 지워진 것으로
치부하는 세상 속에서도
흔적은 옹이처럼 뇌리(腦裏)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기억은
비오는 풍경처럼 평화롭지 않아
미소와 상처로 살아 남았고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기억은
조금 낯설어져도
세상살이 중 하나의 여정이어서
비 내리는 현상처럼 분명하고
맑고 향기롭게 새겨져야 한다.

詩를 쓰며 읽으며…

누구에게나 기억의 한자리는 다 있고, 4월의 현대사는 아픈 기억들로 점철돼 있다. 기억이 잊혀지기 위해 존재하기도 하지만 잊을 수 없어서 존재하기도 한다.

순간에서 백 년이 지나도 분명하고 바르게 알고 기억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시간이 지나면 밝혀지는 일들도 많은 것처럼….

기억은 아주 슬프거나 행복한 일들은 잃어버리지 않는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