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이진은 자유기고가)

詩를 쓰는 이진은(1966년 출생)은 386세대부터 시작해 앞의 숫자를 4와 5로 바꾸며 지내 온 '그때 386세대'의 산증인이다. 그는 수자원개발 관련 설계를 하며 짬짬이 詩를 쓰고 있다. <편집자 주>

빠르게 거침없이
말을 뱉으며 살다 보니
어디쯤 숨을 쉬어야 할지
모르는 지경에 다달았다

쉬지 않고는 살 수 없음에도
숨쉬는 순간조차도
잃어버렸고

적막감과 함께 오는 눈 오는 소리와
어지러이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어우러지는
세상 풍경을 듣지 못하고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꽃샘 가랑비 내리는 소리를 듣고 보니
산 위엔 눈꽃이 가득하고
땅 위엔 물 고이는 소리가 흐른다

눈에도 귀에도
숨구멍을 만들고 살아가면
세상살이는 한결 여유로워져
바람을 따라 시원한 길을
걸을 수 있겠지.


詩를 쓰며 읽으며…

'숨칸'이란 말을 떠올리고 사전적 의미를 찾아 보니 표준적인 의미는 존재하지 않는다. '숨'과 '칸'이란 뜻이 따로 존재할 뿐이다.
우리 말이 좋은 점 중 또 하나는 합성어로 묘한 의미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숨쉴 수 있는 칸막이 '숨칸', 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합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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